





평거 김선기 서예가는 “스승 없이 독학으로 배운 서예
새벽 기온이 매서운 초가을 어느 날, 충북 옥천군 구읍 ‘그냥 찻집’의 첫인상은 전통의 맥이 흐르는 듯한 고즈넉한 고택이었다.
정원의 아기자기한 화분들과 손때 묻은 물건들로 정돈된 작은 정원은 정지용 시인의 ‘향수’ 시(詩)처럼 고향의 정겨움으로 절로 미소 짓게 한다.
‘그냥 찻집’에서 만난 김선기 작가의 맑고 깊이 있는 눈은 붓이 안겨준 즐거움이 자리하고 있었다.
옥천에 터를 잡으면서 좋은 일이 많았다는 김선기 작가는 “스승 없이 독학으로 배운 서예이지만 나의 스승은 하늘이었다. 이 저택 또한, 하늘이 준 집이다. 집 장만할 돈도 부족한 시절, 좋은 인연으로 이 집에 자리하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우연이 아닌 필연인 듯하다.”라며 조선 제23대 순조 임금 인릉 정자각 상량문과 중수기를 완성 봉인하기까지의 긴 여행을 함께 거닐었다.
상량문에 얽힌 일화로 “5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순조 임금 인릉 정자각 상량문 복원 작업을 처음에는 정중히 거절했었다. 상량문의 빛바랜 글자를 접하는 순간, 이건 할 수 없다는 생각이 퍼뜩 스쳤다. 당대 최고의 명필을 확인한 순간 심장이 요동쳤다. 몇 번의 고민 끝에 ‘선생님은 하늘이 선택한 분이다’라는 관계자의 한 마디에 대작을 시작하게 되었다. 몇 번의 실수를 거듭하면서 작품을 완성했는데 작업을 마치는 순간 시원 섭섭함과 묘한 희열이 일었다.
출처 : 불교공뉴스(http://www.bzeronews.com)